(대전=저널큐) 신옥순기자 = 물결처럼 흐드러진 튤립, 동춘당 고택앞을 수놓다
봄바람 타고 핀 튤립, 고택의 시간 위에 꽃을 피우다

대전 대덕구의 동춘당 고택 앞마당이 형형색색의 튤립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붉은색, 노란색, 자주색 등 다채로운 튤립들이 고택의 고즈넉한 기와와 어우러지며, 마치 조선시대 풍경화에 색을 입힌 듯한 인상을 준다.
고택을 찾은 방문객들은 과거의 시간 위에 피어난 이 봄꽃의 향연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동춘당은 조선 후기 명신 송준길(宋浚吉, 1606~1672)의 별당으로, 그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는 공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봄을 기다리는 집’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동춘당의 봄은 해마다 수많은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며 기다렸던 계절을 반긴다.
특히 튤립은 이 시기 동춘당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바꿔 놓는다. 절제된 한옥의 미와 함께 어우러진 튤립은 고전과 현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튤립은 원래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16세기경 유럽으로 전파되어 네덜란드에서 대유행을 일으켰다.
‘튤립 파동’이라 불리는 역사적 사건까지 남길 만큼, 튤립은 단순한 꽃을 넘어 당시 사회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 존재였다.
꽃말 역시 다채롭다. 색깔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데, 빨간 튤립은 ‘사랑의 고백’, 노란 튤립은 ‘밝은 미소’, 흰 튤립은 ‘용서’, 자주빛 튤립은 ‘영원한 애정’을 뜻한다.
동춘당 마당을 수놓은 튤립들은 단순히 ‘봄꽃’ 이상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택 앞에서 활짝 핀 튤립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생명력의 상징이자,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의 증표다.
한옥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동춘당에 이토록 서양의 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준다.
이번 주말, 누군가에게 전하고픈 마음이 있다면 동춘당의 튤립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해줄 붉은 튤립 한 송이가 그 마음을 대신 전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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