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7월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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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행】보문산 속 감춰진 보물, 고려시대 ‘마애여래좌상’에 가다

(대전=저널큐) 조재원기자 = 대전을 대표하는 명산 ‘보문산’은 등산과 휴식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깊은 숲속에 고려시대 석불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많은 이들이 모른다.
바로 ‘보문산 마애여래좌상’이다.
이 불상은 지난 1990년 5월 28일,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다.

◆ 안내는 있으나 찾기 쉽지 않은 길
보문산 마애여래좌상을 향한 길은 시작부터 여느 등산로와는 다르다.
대전 중구 석교동에서 출발해 복전암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길목에는 간간이 이정표가 보이지만,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지나야 하기에 낯선 이에게는 쉽지 않은 여정이 된다.

복전암에 도착한 뒤에도 곧장 불상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찰의 대문을 지나 담장을 따라 오르는 우회로를 이용해야 하며, 길이 명확하지 않아 중간에 방향을 헷갈리기 쉽다.
다행히 주변 주민이나 등산객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렵지 않게 길을 이어갈 수 있다.

◆ 담장 따라 걷는 둘레길과 고요한 숲길
복전암 위쪽으로 오르다 보면 ‘보문산성’ 표지판이 나타나고, 이후 ‘행복숲길’을 따라 올라가는 방식으로 둘레길과 연결된다.
이 구간부터는 비교적 수월하게 걷는 것이 가능하다. 담장을 끼고 올라가면 철문이 하나 보이지만 닫혀 있어 통행은 어렵고, 좌측 둘레길을 따라 우회해야 한다.

둘레길을 따라 약 500미터가량 이동하면 ‘문화재 가는 길’이라는 작은 이정표가 보이고, 그 아래 마애여래좌상에 대한 간단한 안내문도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종점이 아니며, 좁은 숲길을 따라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야만 불상과 만날 수 있다.

◆ 바위에 새겨진 고려의 미소
마침내 숲길 끝자락에 다다르면 나무에 둘러싸인 거대한 바위 면에 새겨진 불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외곽을 다듬지 않고 정으로만 새겨 넣은 이 불상은 소박하면서도 힘 있는 선으로 조각돼 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묵묵한 울림을 느끼게 한다.

비록 많은 이들이 쉽게 찾는 장소는 아니지만, 그 고요함과 단단한 존재감은 오히려 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이곳에서 고려시대 장인의 숨결을 마주하는 경험은, 도심 속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시간이다.

가을이 무르익는 계절, 혼자만의 사색이나 조용한 치유의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보문산 마애여래좌상’은 충분히 의미 있는 여행지가 될 것이다.

뉴스제보 저널큐 (journalq) 조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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